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는 경우 가정법원은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미성년후견인, 미성년후견감독인, 성년후견인, 성년후견감독인, 특정후견인, 특정후견감독인,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한정후견개시의 심판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그 심판을 받는 자를 ‘피한정후견인’이라고 하며, 한정후견개시의 심판에 의하여 선임되는 자를 ‘한정후견인’이라고 합니다. 가정법원은 피한정후견인이 한정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행위의 범위를 정할 수 있으며(민법 제13조 제1항), 한정후견인의 동의가 필요한 법률행위를 피한정후견인이 한정후견인의 동의 없이 하였을 때에는 그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용품의 구입 등 일상생활에 필요하고 그 대가가 과도하지 아니한 법률행위의 경우 한정후견인의 동의를 요하지 않습니다(민법 제13조 제4항). 그런데 사안과 같이 한정후견개시의 심판을 받아 한정후견인이 선임된 경우, 한정후견인이 한정후견개시의 심판 이전에 피한정후견인이 단독으로 하였던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에서는 ‘표의자가 법률행위 당시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상태에 있어 금치산 또는 한정치산선고를 받을 만한 상태에 있었다고 하여도 그 당시 법원으로부터 금치산 또는 한정치산선고를 받은 사실이 없는 이상 그 후 금치산 또는 한정치산선고가 있어 그의 법정대리인이 된 자는 금치산 또는 한정치산자의 행위능력 규정을 들어 그 선고 이전의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92. 10. 13. 선고 92다6433, 판결) 대법원에서 이와 같이 판단한 것은 만약 한정후견인이 한정후견개시의 심판 이전의 모든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게 한다면, 이는 민법에서 중요시하는 ‘거래의 안전’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안과 같은 경우 甲의 한정후견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甲이 乙과 체결한 부동산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