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496조에서는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판레는 민법 제496조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한 상계를 금지하는 입법취지는, 일반적으로 양 당사자가 서로 상대방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당사자간의 공평을 유지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상계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만일 고의의 불법행위에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하여도 상계를 허용한다면 고의로 불법행위를 한 자까지도 상계권행사로 현실적으로 손해배상을 지급할 필요가 없게 됨으로써 보복적 불법행위를 유발하게 될 우려가 있고, 또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가해자의 상계권행사로 인하여 현실의 변제를 받을 수 없는 결과가 됨은 사회적 정의관념에 맞지 아니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의 발생을 방지하고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에게 현실의 변제를 받게 하려는 데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중과실의 경우에는 비록 그것이 고의에 준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결과발생을 미필적으로라도 의욕한 바 없다는 점에서 고의와는 구별되는 것인바, 중과실의 불법행위에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하여 상계를 허용한다고 하여도 다른 채권이 있는 채권자가 의도적으로 중과실의 불법행위를 일으킬 수는 없는 것이므로(의도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른다면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가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상계의 허용여부는 중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의 발생방지와 특별한 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고의가 아닌 중과실로 인한 불법행위의 경우에는 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자가 피해자에 대하여 다른 금전채권을 가지고 있어 상계로 상호채권을 대등액에서 소멸시킴으로써 피해자가 현실로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사회적 정의관념에 부합되지 아니한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을 것이므로, 민법 제496조의 경우에 있어서는 위에서 본 그 입법취지나 적용결과에 비추어 볼 때 고의의 불법행위에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한 상계금지를 중과실의 불법행위에 인한 손해배상채권에까지 유추 또는 확장 적용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1994. 8. 12. 선고 93다52808 판결).따라서 민법 제 496조는 중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