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은 예금채권자에 대한 반대채권으로 예금채무와 상계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가 있고, 향후 그 권리를 행사하여 채권을 원활하게 회수할 수 있으리라는 합리적인 기대도 할 수 있으므로, 그 상계권 행사를 권리남용 또는 신의칙 위반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에게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제한하면서까지 상대방 또는 제3자에게 협력하거나 그의 이익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반하여 상계권을 행사하였음이 인정되는 등 상계권의 행사에 이른 구체적·개별적 사정에 비추어 그 행사에 법적 보호를 해 줄 가치가 없다고 볼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대법원 2012다79750 판결 참조).(case) 갑 주식회사가 을 은행에 정기예금계좌를 개설하여 병 등에게 질권을 설정하면서 을 은행에 제출한 질권설정승낙의뢰서에 “질권설정 승낙일 이전에 질권설정자가 귀행에 부담하고 있는 채무가 있을 경우에는 은행거래약정서 또는 차용금증서 등의 상계예약조항에 따라 귀행이 상계권을 행사하여도 이의가 없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고, 그 후 을 은행이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기업용)에 따라 갑 회사에 대한 대출금채권으로 위 예금채권과 상계처리한 사안에서, 을 은행의 상계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은행 등 금융기관은 통상 대출금 등 채권과 관련하여 채무자의 변제자력에 의심이 가는 상황이 발생한 때에는 채무자의 그 대출금 등 채권에 관한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도록 함으로써 예금 등 채권에 대한 압류가 있어도 그 대출금 등 채권으로 피압류채권인 예금 등의 채권과 상계를 할 수 있도록 특약을 하고 있고, 이 사건 은행여신거래약관(기업용) 제7조 제4항 제6호, 제10조 제1항이 바로 이러한 특약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이러한 기한의 이익 상실 등 특약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 그러한 특약에 따라 대출금 등 채권과 피압류채권인 예금채권이 곧바로 상계적상에 이르기 때문에 제3채무자인 은행 등은 제한 없이 상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지명채권을 목적으로 한 질권의 설정은 설정자가 민법 제450조의 규정에 의하여 제3채무자에게 질권설정의 사실을 통지하거나 제3채무자가 이를 승낙함이 아니면 이로써 제3채무자 기타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고(민법 제349조 제1항), 제3채무자가 이의를 보류하지 아니하고 질권설정을 승낙한 때에는 승낙 당시 질권설정자에 대한 채권이 있었더라도 질권설정자에 대한 상계로써 질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349조 제2항, 제451조 제1항).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질권설정승낙의뢰서는 기본적으로 대량적·정형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피고가 예금채권의 양도 및 입질금지 특약과 관련하여 질권설정자와 질권자의 질권설정 사실 통지에 대하여 그 질권설정에 동의하는 의사표시를 함과 아울러,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 등에서 정한 기한의 이익 상실 등 특약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는 판례와 거래실무에 기초하여 이 사건 상계권 유보조항을 통해 질권설정자와 질권자에게 질권설정의 대항요건으로서 위 특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상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의를 보류하는 승낙을 하는 한편, 그들로 하여금 피고로부터 위와 같은 이의 보류가 있었음을 확인하는 의미의 기명날인을 하도록 하기 위하여 마련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이 사건 상계권 유보조항이 일종의 예문에 불과하거나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포휴먼이 이 사건 각 예금계좌를 오로지 원고들의 채권에 대한 담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개설하였다거나 원고들이 위와 같은 목적으로만 이 사건 각 예금채권이 사용될 것이라고 신뢰하고 있었다는 사정은, 질권설정을 하기 위해 예금을 새로 개설하는 경우에는 그 예금채권이 은행의 상계권 행사의 대상이 되지 않고 오로지 질권의 피담보채권에 대한 담보로만 기능한다는 은행거래의 관행이 존재한다고 볼 자료를 기록상 찾아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 포휴먼과 원고들의 일방적인 내심의 의사에 불과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신뢰를 줄 만한 행위를 한 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상계권 유보조항을 통해 이 사건 각 예금채권에 대하여 상계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이의를 보류하였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피고가 이 사건 각 예금계좌의 개설 목적이나 취지를 충분히 알았을 것이라거나 담보를 새로이 제공받을 만한 특별한 계기도 없었다는 사정이 있음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지만,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상계권을 포기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기로 약속하였다거나 원고들의 질권 행사에 협력할 의무가 있어 자신의 상계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생겼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이 사건 각 예금채권이 질권설정 전에는 개설되지 않았고 질권설정이 없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질권설정 당시 이미 이 사건 대출금이 발생되어 있어 상계권이 행사될 수도 있음을 원고들이 알았다면 다른 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을 담보로 요구하였을 것이라는 사정이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정이 피고에게 질권설정 당시 이 사건 예금채권에 대한 상계권 행사의 기대가 없었음을 보여주거나 피고의 상계권 행사를 부정할 만한 사정이 되지도 못합니다.그렇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의 상계권 행사가 권리남용 또는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12다79750 판결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