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507조 본문은 “채권과 채무가 동일한 주체에 귀속한 때에 채권은 소멸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혼동에 의한 채권의 소멸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민법 제 507조의 의미와 관련하여 “혼동을 채권의 소멸사유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채권과 채무가 동일한 주체에 귀속한 때에 채권과 채무의 존속을 인정하여서는 안 될 적극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고 그러한 경우에 채권과 채무의 존속을 인정하는 것이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채권 채무의 소멸을 인정함으로써 그 후의 권리 의무관계를 간소화 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여겨진다.그러므로 채권과 채무가 동일한 주체에 귀속하게 되더라도 그 채권의 존속을 인정하여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그 채권은 혼동에 의하여 소멸되지 아니하고 그대로 존속한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민법 제507조 단서에서 채권이 제3자의 권리의 목적인 때에는 혼동에 의한 채권소멸이 생기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며,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거나 상속재산과 고유재산이 분리된 때( 민법 제1031조, 제1050조), 어음이나 수표 등 유가증권상의 채무자가 채권자가 된 때( 어음법 제11조 제3항, 제77조 제1항 제1호, 수표법 제14조 제3항) 등에는 이러한 혼동에 의한 채권소멸의 예외가 인정되는 이치도 같은 것이라고 할 것이다.이와같은 민법 제507조 본문과 단서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채권과 채무가 동일인에게 귀속되는 경우라도 그 채권의 존재가 채권자 겸 채무자로 된 사람의 제3자에 대한 권리행사의 전제가 되는 관계로 채권의 존속을 인정하여야 할 정당한 이익이 있을 때에는 그 채권은 혼동에 의하여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이러한 관점에서 이 사건과 같이 자동차 운행 중 교통사고가 일어나 자동차의 운행자나 동승한 그의 친족이 사망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의한 손해배상채권과 채무가 상속으로 동일인에게 귀속하게 되는 때에,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량의 운행자가 자동차 손해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한 경우의 문제를 살펴 본다면, 가해자가 피해자의 상속인이 되는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생존한 교통사고 피해자나 사망자의 상속인에게 책임보험에 의한 보험의 혜택을 부여하여 이들을 보호할 사회적 필요성이 있는 점은 다른 교통사고와 다를 바 없고, 다른 한편 원래 자동차 손해배상 책임보험의 보험자는 상속에 의한 채권.
채무의 혼동 그 자체와는 무관한 제3자일뿐 아니라 이미 자신의 보상의무에 대한 대가인 보험료까지 받고 있는 처지여서 교통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상속에 의한 혼동이 생긴다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자기의 보상책임을 면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자동차 책임보험의 약관에 의하여 피해자가 보험회사에 대하여 직접 보험금의 지급청구를 할 수 있는 이른바 직접청구권이 수반되는 경우에는 그 직접청구권의 전제가 되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의한 피해자의 운행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상속에 의한 혼동에 의하여 소멸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5.12 선고, 93다48373 판결)"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위 판례에 따르면 피해자 B의 운행자 A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상속에 의한 혼동에 의하여 소멸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