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110조 제1항에서는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표의자가 타인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착오에 빠지고, 그러한 상태에서 의사표시를 하였다면, 이러한 의사표시는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민법 제110조 제1항에 의하여 취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기망행위’란 일반적으로 표의자에게 그릇된 관념을 가지게 하거나, 그러한 관념을 강화 또는 유지하게 하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망행위에 적극적으로 사실을 날조하는 행위 외에 부작위, 즉 침묵도 기망행위로 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일반적으로는 신의칙과 거래관념에 비추어볼 때, 어떤 상황 등에 관하여 고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지하지 않음으로써, 상대방에게 착오를 야기한 경우 이러한 행위도 기망행위가 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사안과 같이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하여 설립된 공제조합이 조합원과 사이에 조합원이 도급받은 건설공사에 관한 도급계약과 관련하여 체결하는 계약보증계약에서 조합원이 조합에게 고지하여야 할 중요사항에 관하여 불실고지하거나 불고지하는 경우, 이는 조합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조합이 착오에 빠진 경우 조합은 민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그 보증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3다65551 판결 등 참조). 특히 이때 조합원이 고지하여야 할 중요사항이란 ‘보증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 측정을 통한 보증계약 체결 여부나 보증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조합이 그 사실을 안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볼 만한 사항’을 의미합니다(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1다33000 판결 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