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126조는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삼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표현대리책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사안에서 丙은 乙이 甲의 처로서 일상가사대리권이 있고,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체결 당시 甲의 인감도장 및 인감증명서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丙의 아버지로 대리인인 丁이 이 사건 부동산을 직접 방문하여 甲의 거주 여부, 이 사건 부동산의 담보가치 등을 확인하였으므로 丙으로서는 乙에게 甲을 대리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믿었으며, 이와 같이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의 법리에 따라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유효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甲이 乙에게 대리권을 수여했는지 여부를 丙 및 丙의 대리인 丁이 甲에게 확인한 적이 없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당시 乙이 甲의 인감도장 및 인감증명서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乙이 甲으로부터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받았다고 丙이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표현대리책임 성립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06. 12. 29. 선고 2005가합17991 판결). 부동산거래에서 부동산소유명의자 대신 배우자나 친인척이 계약장소에 참석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참석한 사람이 부동산 소유명의자와 가까운 혈연관계일수록 참석한 사람에게 위임권한이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것이 현재 거래관행입니다.
그렇지만 위임권한을 수여받지도 않은 채 위임받은 것처럼 사칭하는 사례가 실무상 적지 않고, 결국 그 피해는 위임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거래상대방에게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위임관계 확인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