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126조는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삼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표현대리책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사안에서 丙의 처였던 甲은 丙 몰래 丙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은행으로부터 금원을 대출받기로 마음먹고, 乙과 공모하여 丙의 주민등록증의 사진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乙의 사진을 붙인 다음 그 주민등록증 사본을 은행 담당직원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乙이 丙인 것처럼 가장하여 각 차용금증서 및 어음거래약정서 등에 丙의 인장을 날인함으로써 이를 각 위조한 다음 대출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甲은 이 사건 각 대출 이전에 丙으로부터 일정한 기본대리권을 수여받았거나 丙의 처로서 일상가사대리권이 있었는데, 다만, 자신이 직접 丙의 대리인으로서 은행으로부터 위 각 대출을 받은 것이 아니라, 乙로 하여금 丙 본인인 것처럼 행세하도록 하여 은행을 속이고 위 각 대출을 받았는바, 은행으로서는 乙이 丙 본인인 것으로 믿었고 그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각 대출에 대하여 민법 제126조 소정의 표현대리책임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사술을 써서 대리행위의 표시를 하지 아니하고 단지 본인의 성명을 모용하여 자기가 마치 본인인 것처럼 상대방을 기망하여 본인 명의로 직접 법률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민법 제126조 소정의 표현대리의 법리를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여기서 특별한 사정이란 본인을 모용한 사람에게 본인을 대리할 기본대리권이 있었고, 상대방으로서는 위 모용자가 본인 자신으로서 본인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믿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던 사정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나서, 丙을 모용한 乙이 丙을 대리할 어떠한 기본대리권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ㆍ입증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49814 판결). 본인행세를 한 것은 위 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다52436 판결과 동일하지만 위 사안에서는 乙에게 기본대리권에 대한 주장·입증없었다는 점에서 92다52436 판결과 그 결론을 달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아님에도 본인행세를 하는 경우 표현대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기본대리권의 존재와 이에 대한 입증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