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은 지상권이 소멸한 경우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이 현존한 때에는 지상권자는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있고, 지상권설정자가 계약갱신을 원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지상권자는 상당한 가격으로 위 공작물이나 수목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283조).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귀하는 건물 A동에 대하여는 甲에게 상당한 가격으로 그 건물을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 B동의 경우에는 조금 달리 보아야 합니다.
판례는 임대차계약 종료 시에 그 임대차목적물인 토지와 임차인 또는 제3자 소유의 토지 위에 걸쳐 있는 경우 건물에 대하여 임차인이 건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민법은 임대차계약 종료 시에 계약 목적 대지 위에 존재하는 지상물의 잔존가치를 보존하자는 국민경제적 요청과 아울러 토지 소유자의 배타적 소유권 행사로 인해 희생당하기 쉬운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임대차계약을 위반하지 않고, 계약을 성실하게 지켜온 임차인에게는 임대차계약 종료 시에 계약갱신 요구권을 부여하고, 임대인이 굳이 위 요구를 벗어나 자신의 뜻대로 토지를 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계약 목적 토지 위에 임차인이 설치한 건물 등 지상물을 매입하게 강제함으로써 비로소 위와 같은 제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지상물매수청구권을 둔 것이다.
그렇다면 임대인은 지상물을 매수한 연후에는 이와 같은 제한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그가 매입한 지상건물과 대지를 그의 뜻대로 자유롭게 사용 처분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되어야 할 것이고, 이미 소멸하고 없는 임대차계약으로 인하여 더 이상 임대인이 제한받는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은 임차인의 매수청구권에 대한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감안하더라도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에 지나친 제약이 되어 극히 부당하다 할 것이다. 또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 위와 같은 예외적 강행규정은 그 해석을 엄격하게 할 것이며, 무작정 확대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인즉 지상물매수청구권의 대상은 말 그대로 계약 목적 대지 상에 설치된 지상물에 한정해야 할 것이고, 계약 목적도 아닌 타인의 토지 위에 존재하는 시설물까지 매입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임차인 소유 건물이 임대인 소유의 임차토지 외에 임차인 또는 제3자 소유의 토지 위에 걸쳐 건립되어 있는 경우 매수청구권 행사의 효력이 건물 전체에 미친다고 보게 되면 임대인으로서는 건물 전체를 매수하고서도 타인의 토지 위에 존재하는 건물 부분에 대해서는 건물의 소유를 위한 토지 사용의 정당한 권원이 없게 되어 토지 소유자에 대하여 이를 철거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 아니라 손해배상 의무까지 발생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 매수를 원하지 않는 임대인에 대하여 임차목적물을 벗어나 타인의 토지 위에 존재하는 건물 부분까지 매수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그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1996. 3. 21. 선고 93다42634 전원합의체 판결). 그리고 민법은 임대차계약에 있어서의 지상물매수청구권에 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지상권에 있어서의 지상물매수청구권에 관한 규정인 민법 제283조를 준용하고 있습니다(민법 제643조). 그렇다면 귀하의 경우에도 건물 B에 대하여는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