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 헌재결정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위헌소원

전문

【당 사 자】사 건 2022헌바79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위헌소원청 구 인 1. 황

○

○2. 이

○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정률담당변호사 조남택, 최성진, 추정원당 해 사 건 대구지방법원 2021노29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선 고 일 2026. 8. 27.【주 문】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고, 2020.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이 유】1. 사건개요가. 청구인 황

○

○은 주식회사

○

○의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의 경영 담당자이다. 청구인 이

○

○은 위 회사의

○

○팀장으로 2010년, 2011년 단체교섭에 대해 청구인 황

○

○으로부터 교섭권한을 위임받았다.청구인 황

○

○은 2017. 4. 3.부터 2017. 8. 31.까지 총 11회에 걸쳐

○

○노동조합

○

○지부

○

○지회로부터 교섭요청을 받았음에도 각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고(공소사실 ①), 청구인들은 공모하여 2018. 5. 4.경부터 2019. 11. 4.경까지

○

○노동조합으로부터 2010년과 2011년의 임금 등에 관한 단체협약에 대해 교섭하자는 요구를 받고도 종전 교섭 과정에서 미합의된 부분에 대해서만 협의를 진행하겠다며 위 노동조합이 제출한 단체협약 수정안에 대한 협의를 거부함으로써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해태하여(공소사실 ②),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8고정37, 2020고단532(병합)].나.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은 2021. 1. 13. 청구인 황

○

○에 대한 위 공소사실 ①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여 위 청구인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하고, 청구인들에 대한 위 공소사실 ②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청구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청구인 황

○

○과 검사가 항소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21노291, 당해 사건).다. 청구인들은 당해 사건 계속 중 노동조합법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를 위반한 경우’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2022. 1. 25. 기각되자(대구지방법원 2021초기2505), 2022. 3. 31.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90조 중 제81조 제3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심판대상조항과 주요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고, 나머지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심판대상조항]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제90조(벌칙) 제44조 제2항, 제69조 제4항, 제77조 또는 제81조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관련조항]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제81조(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다.

3.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것)제89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85조 제3항(제29조의4 제4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따라 확정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확정된 구제명령에 위반한 자3. 청구인들의 주장가. 심판대상조항 중 ‘성실’, ‘정당한 이유’, ‘해태’ 부분의 의미와 범위가 모호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노동조합법 제89조 제2호는,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또는 해태 그 자체를 처벌하는 심판대상조항과 별개로 사용자가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따른 이행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실질적으로 하나의 위반행위를 중복하여 처벌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13조 제1항의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다. 사용자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 거부ㆍ해태에 대한 구제수단으로 노동위원회 구제절차와 단체교섭응낙가처분과 같은 민사절차 등 다른 의무이행 확보수단이 마련된 상황에서 당사자 일방에 대해서만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 심판대상조항은 법정형으로 벌금형뿐만 아니라 징역형까지 규정하고 있어 사용자의 신체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형벌의 보충성 등에 위반된다.

라. 노동조합법 제30조 제1항 소정의 성실교섭의무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에게도 부여되어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은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 거부ㆍ해태 시 처벌의 대상을 사용자로만 한정하여 사용자와 노동조합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가. 쟁점(1) 심판대상조항 중 ‘정당한 이유’ 및 ‘해태’ 부분은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을 이루므로, 위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핀다.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 중 ‘성실’ 부분도 불명확하다고 주장하나, ‘성실’은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이 아니라 노동조합법 제30조 제1항의 내용이고, 당해 사건은 노동조합법 제30조 제1항이 아닌 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3호 위반행위가 문제된 사안이므로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2) 심판대상조항이 확정된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위반한 자를 처벌하는 노동조합법 제89조 제2호와 실질에 있어 동일한 위반행위를 중복하여 처벌하도록 정하여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핀다.

(3) 심판대상조항이 사용자의 성실교섭의무 이행을 확보할 다른 수단이 존재함에도 사용자에 대하여 벌금형뿐 아니라 징역형까지 규정하여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뿐 아니라 과잉금지원칙, 형벌의 보충성 등에도 반한다고 주장하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은 형벌과 관련된 과잉금지원칙의 특화된 표현이고(헌재 2013. 9. 26. 2012헌바262등; 헌재 2024. 4. 25. 2020헌바600), 형벌의 보충성 위반 여부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면서 함께 살펴볼 수 있으므로, 이는 심판대상조항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에 포함하여 판단한다.

(4) 심판대상조항은 단체교섭 거부 및 해태에 따른 처벌을 단체교섭의 한 쪽 당사자인 사용자에 대하여만 부과하므로 평등원칙 위반 여부도 살펴본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헌법 제12조 제1항은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게끔 구성요건이 명확히 규정될 것을 요구한다.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입법권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는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의를 허용하지 않는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더라도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그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어느 정도 명확하여야 하는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고, 각 구성요건의 특수성과 그러한 법적 규제의 원인이 된 여건이나 처벌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1990. 1. 15. 89헌가103; 헌재 2022. 5. 26. 2019헌바341 등 참조).또한 처벌법규의 수범자들이 일정한 범위로 한정되어 있는 경우 명확성에 대한 요구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헌재 2007. 7. 26. 2006헌가9; 헌재 2023. 10. 26. 2023헌가1; 헌재 2025. 11. 27. 2022헌바154).(2) ‘해태’ 부분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가) 심판대상조항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해태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하는 규정이다.

이때 ‘해태’는 사전적으로 ‘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태도나 버릇’ 내지는 ‘게을리 함’을 의미한다.(나) 한편 심판대상조항은 단체교섭 성립을 어렵게 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제재하여 단체교섭이 지나치게 장기간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고, 궁극적으로 근로자의 헌법상 단체교섭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는 데 그 입법목적이 있다. 이에 따라 심판대상조항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 또는 해태하는 행위를 단일한 부당노동행위 유형에 포섭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다) ‘해태’의 사전적 의미,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 및 취지, 단체교섭 거부ㆍ해태를 하나의 부당노동행위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는 규율 체계 등을 종합하면, 단체교섭의 ‘해태’란 사용자가 형식상으로만 단체교섭에 응하면서 성실하게 임하지 않거나 노동조합의 요구에 장기간 응하지 아니하여 교섭을 지연하는 행위 등과 같이, 단체교섭의 거부에 준하는 정도로 단체교섭의 성립을 어렵게 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라) 단체교섭 ‘해태’ 행위의 태양은 교섭의 내용과 노사관계의 특성 등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다양할 수밖에 없으므로 그 유형을 모두 예측하여 사전에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

나아가 이러한 열거적인 입법 형식이 새로운 유형의 단체교섭 해태 출현에 대응하기에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볼 수도 없다. 결국 어느 정도 일반적인 개념의 용어를 사용하여 구성요건을 정하는 것은 부득이하다.(마) 또한 개별적, 구체적인 사안에서 어떠한 행위가 단체교섭 요구의 ‘해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배경과 취지, 체계조화적 이해에 기반한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통하여 충분히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으므로,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을 배제할 수 있다.(바) 심판대상조항의 수범자는 사용자로 제한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일상적으로 노동조합과 교섭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자의 경우 단체교섭의 당사자와 대상, 방법 등에 관한 지식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충분히 기대할 수 있으므로, 어떠한 행위가 정당한 이유 없는 단체교섭 거부나 해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요구되는 명확성의 요구는 다소 완화될 수 있다.(사) 그렇다면 ‘해태’의 사전적 의미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 규율 체계, 단체교섭 해태 행위의 특징 및 수범자의 특성 등을 종합하여 보았을 때 심판대상조항 중 ‘해태’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3) ‘정당한 이유’ 부분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가) ‘정당한’의 사전적 의미는 ‘이치에 맞아 올바르고 마땅함’으로서, 일반적으로 ‘정당하다’ 내지 ‘부당하다’고 하는 표현은 특정의 대상에 대하여 관련된 모든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음 내리는 최종적인 가치평가의 결론을 표현하는 추상적 기준이다.(나) 심판대상조항은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나 해태와 관련하여 무엇이 정당한 이유인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정당한 이유’라는 개념은 그 자체로 가치평가적 판단을 내포하므로 개별 사안에서 그 존부가 다투어질 수밖에 없으나,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근로자의 단체교섭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ㆍ해태를 금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당한 이유’의 불명확성은 충분히 해소될 수 있고, 오랜 기간 다수의 행정해석 및 관련 판례를 통하여 ‘정당한 이유’의 일반적 의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판단기준이 정립되어 왔다.단체교섭 거부ㆍ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사용자와 노동조합의 대표자 간 관계에서 문제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행위만을 두고 일반적, 추상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고, 사용자가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교섭을 요구한 주체가 교섭 당사자로서 법적 지위를 갖추지 못한 경우, 교섭요구의 내용이 사용자가 단체교섭에 응하여야 하는 사안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등이 일반적으로 이러한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대법원은 노동조합 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 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정당한 이유의 존부를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8606 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두11542 판결 참조).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란 단체교섭의 주체, 대상, 방법 등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가 단체교섭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을 의미하는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다) 단체교섭과 관련된 분쟁의 태양은 그 본질상 교섭당사자의 태도, 교섭의 내용, 노사의 관계 등 개별적, 구체적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어서 입법자가 다양한 단체교섭 거부ㆍ해태의 상황을 모두 헤아려 그 예외 사유를 세세하게 법률에 규정하는 것이 입법론적으로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에 더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 당시 그에 임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는 법원이 개별적, 구체적 사안에서 합목적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당한 이유’의 의미가 지나치게 불명확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반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라) 또한 심판대상조항의 수범자는 사용자로서, 일상적으로 노동조합과 교섭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자의 경우 단체교섭의 당사자와 대상, 방법 등에 관한 지식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충분히 기대할 수 있으므로, 어떠한 행위가 정당한 이유 없는 단체교섭 거부ㆍ해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요구되는 명확성의 요구는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은 ‘해태’에 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다.(마) 따라서 ‘정당한 이유’의 의미는 수범자인 사용자가 단체교섭에 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결정해 나가기에 충분한 정도로 구체화되어 있다고 판단되므로, 심판대상조항 중 ‘정당한 이유’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이중처벌금지원칙 위반 여부(1)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이른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 원칙은 한번 판결이 확정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국가형벌권의 기속원리로 헌법상 선언된 것으로서,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거듭 행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처벌’은 원칙적으로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을 모두 그 ‘처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헌재 1994. 6. 30. 92헌바38).(2)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은 처벌 또는 제재가 ‘동일한 행위’를 대상으로 행해질 때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그 대상이 동일한 행위인지의 여부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지 여부에 의하여 가려야 할 것이다(헌재 2004. 2. 26. 2001헌바80등; 헌재 2021. 5. 27. 2019헌바177; 헌재 2026. 5. 21. 2024헌바475).(3)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성요건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한 것이고, 노동조합법 제89조 제2호에 의한 형사처벌은 사용자가 노동위원회로부터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명하는 등의 구제명령을 받고 그 구제명령이 확정되었음에도 이를 위반한 때에 과하는 것으로서 양자는 처벌 내지 제재 대상이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를 달리한다.

그리고 전자가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내지 해태 행위 자체를 위법한 것으로 처벌하는 것인 데 대하여, 후자는 행정청이 사용자에게 공법상의 의무를 부과하였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제재를 가하는 것이므로 양자는 그 보호법익과 목적에서도 차이가 있다. 단체교섭 거부 내지 해태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시 구제명령에 따른 공법상 의무의 불이행 행위에 대한 반가치성 평가가 함께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구제명령의 위반행위를 단체교섭 거부 내지 해태 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수도 없다.

(4)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라.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 원칙 위반 여부(1) 심사기준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범죄의 설정과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행위의 사회적 악성과 범죄의 죄질 및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과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그 법정형을 정한 것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된다(헌재 2021. 3. 25. 2018헌바388; 헌재 2025. 8. 21. 2022헌바88 등 참조).(2)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의 입법연혁우리나라의 부당노동행위제도는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폐지된 것, 이하 ‘폐지된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이 1953. 3. 8. 법률 제280호로 제정될 당시부터 도입되었는데, 단체교섭의 거부ㆍ해태를 포함하여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벌금에 처하도록 하여 형벌의 위력으로써 부당노동행위를 방지하려는 이른바 처벌주의를 취하였다(폐지된 노동조합법 제10조, 제43조). 그러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보다는 현실적인 구제책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폐지된 노동조합법은 1963. 4. 17. 법률 제1329호로 전부개정되면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벌칙조항을 삭제하고 대신 노동위원회가 구제명령을 내리는 방식, 이른바 원상회복주의를 채택하였다.

다만 노동위원회가 내린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구제명령을 위반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였다(제46조).폐지된 노동조합법은 1986. 12. 31. 법률 제3925호로 개정되면서, 삭제되었던 부당노동행위 처벌조항을 부활시킴으로써 원상회복주의와 함께 처벌주의를 병용하는 이른바 병용주의를 채택하였다(제46조의2). 이는 사후적인 행정구제만으로는 당시 급증하고 있는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예방ㆍ억제할 수 없다고 보고, 행정적 구제가 지니고 있는 기능상의 한계를 보완함으로써 부당노동행위제도의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입법적 조치였다(헌재 2022. 5. 26. 2019헌바341 참조).1997년 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폐지된 노동조합법과 노동쟁의조정법을 통합한 법률로서 신규 제정 형식을 취하였다.

종래의 부당노동행위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용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이행하도록 명할 수 있는 긴급이행명령제도를 신설하고(제85조 제5항), 부당노동행위를 반의사불벌죄의 범주에서 제외하였다.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하였고(제90조), 이는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3) 판단(가)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은 근로자가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단체를 자유롭게 결성한 것을 바탕으로 사용자와 근로조건에 관하여 교섭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넘어, 사회ㆍ경제적으로 열등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로 하여금 근로자단체의 힘을 배경으로 그 지위를 보완ㆍ강화함으로써 근로자가 사용자와 실질적으로 대등한 지위에서 교섭할 수 있도록 해주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헌재 1998. 2. 27. 94헌바13등 참조). 이에 따라 구 노동조합법은 노사 간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의 기반을 마련하고, 또한 사용자에 의하여 단체교섭이 지나치게 장기간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단체교섭 거부ㆍ해태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나) 단체교섭은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교섭하는 절차로서 노사 간의 실질적 자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절차이다.

그리고 노동조합의 목적은 사용자와 대립적 관계에서 조합원인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관철하는 데 있으므로 단체교섭은 노동조합의 본래적이고도 핵심적인 기능이다. 사용자가 자신의 지위에 기하여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성실히 임하지 아니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서는 근로조건에 관한 협상을 할 길이 봉쇄되어 사실상 존재의 목적이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성실교섭의무를 태만히 하여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는 것은 그 자체로 노동조합 및 근로자의 단체교섭권에 해를 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단체교섭 거부ㆍ해태를 구성하는 행위가 끼치는 사회적 해악 및 그 행위자의 책임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고, 이를 일반예방적 효과가 있는 형벌로써 제재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다)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ㆍ해태에 대한 제재는 폐지된 노동조합법이 제정될 당시 형사처벌주의를 채택하였다가 1963년 개정으로 원상회복주의로 전환하였으나, 사용자가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잘 따르지 않는 폐단이 발생함에 따라 1986년 개정으로 원상회복주의와 형사처벌주의를 병행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형사처벌주의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만으로는 단체교섭 거부ㆍ해태의 예방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던 현실에 대한 개선책으로 부활한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을 통한 형사처벌의 필요성은 과거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역사에 비추어 보더라도 인정된다고 할 수 있다.(라) 단체교섭의 거부ㆍ해태에 대한 구제수단으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형사처벌 외에도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및 긴급이행명령, 민사상 구제수단으로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내지는 단체교섭응낙가처분 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긴급이행명령제도는 실무상 활용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실효성을 논하기 어렵고,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사용자로 하여금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을 명하는 행정상의 의무를 부과하는데 그칠 뿐 직접 노사 간의 사법상의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등의 효력이 있지 아니하며(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53102 판결 참조), 일단 사용자가 부당노동행위를 한 경우 사후적인 원상회복을 목적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예방하는 수단으로서는 불완전하다(헌재 2022. 5. 26. 2019헌바341 참조). 또한 단체교섭응낙가처분이나 불법행위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적인 구제방법만으로는 형벌에 이르는 수준의 예방이나 위하효과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와 같이 행정적, 민사적 구제와 형사처벌은 각기 다른 목적과 효과를 가지므로, 입법자가 단체교섭의 거부ㆍ해태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형사처벌을 두는 것이 비형벌적 수단을 통하여 구제할 수 있는 경우까지 과도하게 형벌권을 개입시키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마)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벌금형을 선택적으로 규정하고 각 형에 하한도 두지 않고 있어 법관에게 양형재량권을 발휘할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따라서 법관이 구체적 사안에서 행위의 태양, 동기, 불법의 정도, 보호법익의 침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행위자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벌금형 이외에 징역형도 법정형으로 정한 것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바) 이러한 사정들을 모두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이 단체교섭 거부ㆍ해태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정하면서 그 법정형으로 벌금형 외에 징역형까지 둔 것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마. 평등원칙 위반 여부(1) 심사기준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고(헌재 1998. 9. 30. 98헌가7등; 헌재 1999. 5. 27. 98헌바26), 이러한 평등원칙은 입법자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헌재 1996. 12. 26. 96헌가18; 헌재 2004. 6. 24. 2003헌바53).(2) 판단심판대상조항은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혹은 해태만을 처벌하고, 노동조합의 그러한 행위는 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지만, 이는 헌법이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 등 근로3권을 보장하고, 근로자의 권리가 사용자의 불성실한 단체교섭 태도로 인하여 약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2002. 12. 18. 2002헌바12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사용자에 의한 단체교섭의 거부 또는 해태만을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은, 사용자가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 또는 해태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무력화시키고 실질적 노사 자치의 구현을 어렵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러한 차별취급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5. 결론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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