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손질 없이 이대로 시행되는 것에 대해 반대합니다.
내년 9월 시행되는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뿌리뽑기 위해 제정된 의도 자체는 좋은 법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탁금지법이 이대로 시행될 경우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대가성 여부와 관계없이 100만원 이상 받을 경우 처벌한다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자면 친한 친구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중고 컴퓨터를 받거나 애인한테 패물을 프로포즈 선물로 받을 경우 예외 없이 처벌한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예외 규정도 있었지만 위의 예에 해당되는 내용은 보이지 않았습니다(친족만 해당되고 선물의 금액 상한선이 존재함). 제가 보기에 이 조항은 100만원을 기준으로 처벌 선을 나누기보단 대가성이 명확한 경우에 한해서 금액을 따지지 않고 처벌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 만약 개정이 안 될 경우에는 이 조항에 한해 무조건 처벌하기보다는 먼저 이에 대한 소명 기회를 충분히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부정부패를 척결하자는 큰 틀에 대해서는 찬성합니다.
다만 이 법의 시행으로 인해 청탁의 '청'도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자신의 직업과 전혀 연관되어 있지 않은 친구에게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는 이유로 처벌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혹자는 "그럼 아예 안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할 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공직자 A와 그의 친구들은 오래 전부터 각자의 생일 때마다 서로 돈을 모아 생일선물을 해 준다고 칩시다. 하지만 친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공직자 A에게 명품가방을 선물할 경우 청탁이라는 이유로 처벌받게 됩니다.
또한 부유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100만원은 매우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친구에게 아무 생각 없이 자기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고가의 물품을 주었는데 그 친구가 공직자라 뜬금없이 처벌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비록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만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대가성 여부 불문하고 100만 원 이상 받을 시 무조건 처벌한다는 조항은 보완하거나 보완이 어려울 경우 차라리 이 조항 자체를 삭제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