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인은 선임된 이후 지체 없이 피후견인의 재산을 조사하여 2개월 내에 그 목록을 작성하여야 합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41조 제1항). 후견인은 재산조사와 목록작성을 완료하기까지는 긴급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그 재산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합니다(민법 제943조 본문).위 규정은 재산목록의 작성이 끝날 때까지 후견인의 권한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으로서 이에 위반한 후견인의 행위는 무권대리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위 조문에서의 긴급 필요한 경우란 재산목록의 작성 전에 이를 하지 않으면 피후견인의 신상 또는 재산에 관하여 후일 이를 회복하기 어려운 불이익을 가져오게 할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도1368 판결). 그런데 유사한 사안에서 서울남부지방법원은 “후견인이 외국인과 혼인하여 이주를 위한 출국을 서두르고 있었고 피후견인도 그와 함께 출국하여야 할 형편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긴급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1990. 8. 16. 선고 89가합11184 판결). 사안의 경우 위 판결들의 취지에 의하면, 해외 이주 준비라는 사정은 甲이 乙 소유의 X토지를 처분함에 있어 재산조사와 그 목록작성을 생략할 만큼 긴급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甲의 처분행위는 민법 제943조 본문을 위반한 무권대리행위로서 무효로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