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390조에서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다만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렇지 않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391조에서는 채무자의 법정대리인이 채무자를 위하여 이행하거나 채무자가 타인을 사용하여 이행하는 경우에는 법정대리인 또는 피용자의 고의나 과실은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채무자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그의 이행보조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한편, 채무자가 자신의 이행보조자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는 범위가 문제되는데 판례를 보면, 「민법」 제391조에서는 이행보조자의 고의·과실을 채무자의 고의·과실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이행보조자는 채무자의 의사관여 아래 채무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충분하고 반드시 채무자의 지시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가 채무자에 대하여 종속적 또는 독립적인 지위에 있는가는 문제되지 않으며, 이행보조자가 채무이행을 위하여 제3자를 복이행보조자로서 사용하는 경우에도 채무자가 이를 승낙하였거나 적어도 묵시적으로 동의한 경우에는 채무자는 복이행보조자의 고의·과실에 관하여 「민법」 제391조에 의하여 책임을 부담한다고 하였으며(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330 판결), 임대인이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상의 약정에 따라 제3자에게 도급을 주어 임대차목적 시설물을 수선한 경우에는, 그 수급인도 임대인에 대하여 종속적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이행보조자로서의 피용자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수급인이 시설물수선 공사 등을 하던 중 수급인의 과실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한 경우에는, 임대인은 「민법」 제391조에 따라 위 화재발생에 귀책사유가 있다 할 것이어서 임차인에 대한 채무불이행상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다44338 판결).따라서 위 사안의 경우 을의 이행보조자인 병의 과실로 화재가 발생하여 손해가 생겼으므로 임차인 갑은 임대인 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