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에 정한 대항요건은 임차인이 당해 주택에 거주하면서 이를 직접 점유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타인의 점유를 매개로 하여 이를 간접점유하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는바(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5645 판결 참조), 주택임차인이 임차주택을 직접 점유하여 거주하지 않고 그곳에 주민등록을 하지 아니한 경우라 하더라도, 임대인의 승낙을 받아 적법하게 임차주택을 전대하고 그 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아 자신의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이로써 당해 주택이 임대차의 목적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충분히 공시될 수 있으므로, 임차인은 위 법에 정한 대항요건을 적법하게 갖추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1988. 4. 25. 선고 87다카2509 판결, 대법원 1994. 6. 24. 선고 94다3155 판결, 대법원 1995. 6. 5.자 94마2134 결정 참조).”라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입장입니다.
한편, 민법상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하고 임차인이 이에 위반한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민법 제629조), 이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임차물을 사용ㆍ수익시키는 것은 임대인에게 임대차관계를 계속시키기 어려운 배신적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임대인에게 일방적으로 임대차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도록 하고자 함에 취지가 있으므로, 만약 임차인이 비록 임대인으로부터 별도의 승낙을 얻지 아니하고 제3자에게 임차물을 사용ㆍ수익하도록 한 경우이더라도, 임차인의 당해 행위가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임대인은 자신의 동의 없이 전대차가 이루어졌다는 것만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으며, 전차인은 그 전대차나 그에 따른 사용ㆍ수익을 임대인에게 주장할 수 있다는 것도 확립된 판례의 입장입니다(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다24950 판결, 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45308 판결 등). 이러한 판례들에 비추어 보면, 甲의 丙에 대한 전대차는 임대인인 乙의 승낙을 받지 못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전대차가 乙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丙은 乙에 대한 관계에서 적법한 전차인의 지위에 있음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결국 직접점유자인 丙의 인도 및 주민등록을 통하여 간접점유자인 甲의 임대차는 대항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유사한 사실관계가 문제된 사건에 관하여, 임차인의 전대가 실질적으로 임대인의 인적 신뢰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한다거나 그와의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배신적 행위라고는 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판례(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5다64255 판결)가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는 임대주택법 등 관련 법령의 규정, 임차인이 임차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한 채 수년간 아파트에 계속 거주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 임차인과 전차인 사이의 관계, 전대차 이후에도 임대인의 소재가 계속하여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대를 문제 삼아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는 등의 사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점 등 여러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끝에 도달한 결론입니다.
요컨대 임대인의 동의 없는 임차인의 전대가 임대인과의 관계에서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사안과 관련된 여러 사정을 면밀히 살펴본 후에야 판단할 수 있는 것이지, 어느 일면만을 보고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