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유사한 사례에서 판례는, “신뢰의 원칙은 상대방 교통관여자가 도로교통의 제반법규를 지켜 도로교통에 임하리라고 신뢰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적용이 배제된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1984. 4. 10. 선고 84도79 판결 참조), 신호대기를 위하여 정지하여 있는 자동차의 운전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뒤에서 오토바이가 진행하여 오는 것을 보았다고 하더라도 그 오토바이도 신호대기를 위하여 정지하리라고 신뢰하면 족한 것이지, 정지하지 아니하고 앞쪽의 신호대기중인 자동차를 피하여 오른쪽으로 진로를 변경하여 갓길을 따라 오던 속도 그대로 진행하다가 자동차 전방으로 갑자기 진로를 변경할 것까지 예상하여 진행신호가 들어온 경우에도 출발을 하지 않고 정지하여 오토바이의 동태를 살핀다든가 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3다3607, 3614 판결). 위 사안에서도 운전자인 갑으로서는 위 오토바이 운전자인 을이 신뢰를 깨뜨리는 운행을 하는 것을 발견한 이후에는 그에 따른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이나, 을은 위 승용차에 못 미친 지점 갓길에서 전방의 물 웅덩이를 보고 갑자기 핸들을 왼쪽으로 틀어 안전거리를 거의 두지 아니한 채 막 출발하려는 위 승용차 앞으로 진로를 변경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갑은 그 당시 상황에서 급제동 조치를 취하였다 하더라도 충돌을 피할 수는 없었다고 할 것이어서 갑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을은 갑에게 위 사고로 인한 상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