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안의 경우 을과 정이 대출기관과 체결한 대출계약에서 채무자로명의를 빌려준 행위가 대출금채무자로서 채무를 부담한다는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아 을과 정에게 위 계약이 무효로 되는지가 문제됩니다. 우리 민법 제107조 제1항은 의사표시는 표의자가 진의 아님을 알고 한 것이라도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법 제108조 제1항은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사안과 같은 경우에 법원은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장애로 자기 명의로 대출받을 수 없는 자를 위하여 대출금채무자로서의 명의를 빌려준 자에게 그와 같은 채무부담의 의사가 없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그 의사표시를 비진의표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설령 명의대여자의 의사표시가 비진의표시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의사표시의 상대방인 상호신용금고로서는 명의대여자가 전혀 채무를 부담할 의사 없이 진의에 반한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것까지 알았다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보아, 그 명의대여자는 표시행위에 나타난 대로 대출금채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한바 있습니다[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다18182 판결참조]. 따라서 위 사안에서 을과 정이 대출계약 체결 시 형식적으로 채무자명의를 대여한 것이 채무부담의사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금융기관이 위 사정을 알았다는 것만으로 명의상 채무자인 을과 정이 채무를 부담할 의사가 없이 진의에 반한의사표시를 하였다는 것까지 알았다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해석해야 합니다. 즉, 을과 정은 대출계약의 채무자로서 채무를 변제할 책임을 지게 됩니다.